1 디자인 지침이 충분히 분명하고, 완전하고, 명확해질 때까지 질문하고 다시 쓴다. 독자적인 가정을 해야 할 경우, 그 점을 밝힌다. 최종 지침에 대해 동의를 구한다. 그러고 나서 작업을 진행한다. 여기서 실패하면 결국 디자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실패할 것이다.
2 태도 : 꼭대기에 올라서서 과제를 지배하려 들면, 작업은 질식사하고 만다. 과제가 당신을 끌고 가도록 내버려 두고, 과제를 갖고 놀고, 과제의 고유한 생명을 찾아 준다.
3 새로운 재료나 기법만이 탐구할 가치가 있다는 어리석은 생각은 금물이다. 엄밀히 말해, 지금 구할 수 있는 재료는 모두 현대적인 재료다.
4 아무리 불명확하고 어수선해 보이는 과제에서라도, 또렷하고, 단순하고, 명확하고, 잘 만들어지거나 잘 처리된 작은 부분을 최소한 하나씩 구출해 낸다.
5 많은 실기 과제에는 지도 교수와 학생 자신을 위해 작업한다는 학교의 현실과, 과제 자체의 작업에 따르는 가상의("가령 -라 치자") 현실이 있다. 이 둘을 구분해야 할까?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?
6 만약 어떤 과제에 대한 자기 작업이 비참한 기분이 들 정도로 마음에 안 든다면, 상세한 자기비판으로 과제에 응하라. (그래픽 작업이 될 것이다.) 이것은 학교의 현실인가?
7 처음에는 어떤 학생이건 독창성을 추구한다. 5년 뒤에는 (부패한 예술가로 출세할 요량이 아니라면) 약간의 자제력과 통찰력을 발휘해 간단한 과제만 해결할 수 있어도 보람을 느낄 것이다. 최소한 이 사실을 알아 두는 것은 나쁘지 않다.
8 작품을 제시할 때는 언제나 포기한 시안들도 함께 보여 준다. 만약 작업이 막히면, 그 시안들을 최대한 발전시켜 본다.
9 만약 세상에 불필요한 쓰레기가 우글거린다면, 가장 저렴하고, 단순하고, 평범한 재료로 어떤 작업이 가능한지 고민해 보아도 가치있지 않을까?
10 첫해에 기억해 두어야할 사실: 앞으로 당신은 무엇이든 완성도 하기 전에 거부하곤 할 것이다. 가치관이 그만큼 빨리 변하기 때문이다. 당신의 디자인 방법에 이 점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? 어떻게?
11 작업의 모든 가시적 결과를―노트를 포함해―하나의 총체로 볼 것. 당신 자신이나 과제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, 사유 과정을 (다이어그램을 이용해)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한다.
12 스케치북에 자유롭게 색채를 구사한다. 작업을 시작할 때, 광활한 빈 종이를 멍하니 쳐다만 보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. 과제에서 주어진 모든 요인들의 정확하고 상세한 속성을 연구하고, 거기에서 바깥으로 작업해 나간다.
13 주변의 누군가가 같은 과제에 대해 더 좋은 디자인 콘셉트를 갖고 있다면, 기꺼이 그 콘셉트를 취해 스스로 발전시켜 보아도 좋다. 최종 결과물은 크게 다를 것이고, 그들을 비교해 보아도 유익할 것이다. 다음번에는 당신이 더 좋은 접근법을 제시할지도 모른다. 객관적인 기준을 놓고 작업한다.
14 표본이나 재료나 카탈로그를 모으듯,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, 또는 왠지 모르게 당신의 관심을 끄는 것들을 모두 수집한다. 어쩐지 좋아해야 할 것만 같은 것들은 수집할 필요 없다. 정보는 그 정보의 활용 능력과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.
15 정 다른 사람의 작업을 보고 싶다면, 단 한 장의 사진을 골라 짤막한 평을 쓰고, 다른 사람들의 메모와 비교하는 방법을 써 본다. 눈과 지성이 초점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지, 아마 놀라울 것이다.
16 르 코르뷔지에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다행히도 최후의 기념비적 건축가라는 결론을 내리기 전에, 유럽이나 미국을 여행하며 직접 확인해 본다. 그러면서, 익숙한 여로에서 벗어나 초라한 인공물들을 죄다 연구해 본다.
출전
노먼 포터: 《디자이너란 무엇인가》, 최성민 옮김, 스펙터 프레스, 2008 [Norman Potter, What is a designer: Things, Places, Messages, Hyphen Press, 2002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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